쌓여있는 CD를 한장씩 한장씩.
by 퍼프
Lost Highway : OST (1996).
1. I'm Deranged (Edit) / David Bowie
2. Videodrones; Questions / Trent Reznor
3. The Perfect Drug / Nine Inch Nails
4. Red Bats with Teeth / Angelo Badalamenti
5. Haunting & Heartbreaking / Angelo Badalamenti
6. Eye / Smashing Pumpkins
7. Dub Driving / Angelo Badalamenti
8. Mr. Eddy's Theme 1 / Barry Adamson
9. This Magic Moment / Lou Reed
10. Mr. Eddy's Theme 2 / Barry Adamson
11. Fred & Renee Make Love / Angelo Badalamenti
12. Apple of Sodom / Marilyn Manson
13. Insensatez / Antonio Carlos Jobim
14. Something Wicked This Way Comes (Edit) / Barry Adamson
15. I Put a Spell on You / Marilyn Manson
16. Fats Revisited / Angelo Badalamenti
17. Fred's World / Angelo Badalamenti
18. Rammstein (Edit) / Rammstein
19. Hollywood Sunset / Barry Adamson
20. Hierate Mich (Edit) / Rammstein
21. Police / Angelo Badalamenti
22. Driver Down / Trent Reznor
23. I'm Deranged (Reprise) / David Bowie

중요한 90년대식 인간형 중 하나는 마니아이며, 트렌트 레즈너는 가장 성공한 마니아 중 하나일 것이다. 컬트 이미지들 속에 파묻혀 지내던 '정신 나간 녀석'이 영화음악의 두 거장의 도움을 받아 거장 데이비드 린치와 하나의 작업을 만들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이 앨범은 90년대의 대표적 신화 중 하나가 되기에 충분하다. 물론 데이비드 린치도 그런 '정신 나간 녀석'들 중 하나이고. 루 리드와 데이비드 보위(와 배리 아담슨까지)를 포함시킨 점이라든지, 크로넨버그의 <비디오드롬>을 연상시키는 2번의 제목, 나인인치네일스와 트렌트 레즈너라는 두 개의 이름으로 작업한 점 등을 보아도, 오마쥬와 인용을 너무나 사랑하는 마니아적 행동이란 인상을 잔뜩 풍긴다.

나도 정도는 약했지만 그런 '정신 나간 녀석'들 중 하나였는데, 결국 이 영화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극장에서 세 번을 보게 됐다. 영화 마니아들 중에는 한 영화를 세 번이 아니라 서른 번이고 보는 사람도 많겠지만, 평소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지 않는 나로서는 제법 의미가 큰 행동이었다. 물론 세 번 모두 너무나 좋았고, 더 보고 싶었지만 돈도 없고 극장에서도 내려가서 못봤던 것 같다. 이 사운드트랙도 라이센스가 나와있음에도 일부러 수입반을 샀었다. 마니아들은 외국에 대한 동경이 강해서, 나도 이 수입반에 대해 너무나 만족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디스크 자체가 라이센스반보다 훨씬 묵직해서 그것도 괜히 뿌듯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렸다.

굉장히 섬뜩한 영화임에도 영화 전체의 분위기는 표지처럼 새까만 속에 가끔 빛이 비출 뿐이다. 위악스러우면서도 천연덕스러운 음악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도 정말 강렬하다. 게다가 중간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조빔의 Insensatez를 끼워넣은 것은 앨범에서도 영화에서도, 충격에 가까운 센스였다. 지금도 이 곡은 나의 조빔 페이버릿 중 하나인데, 브라질 음악이 그야말로 미친 듯이 소비되고 난 지금에 와서 이 영화를 본다면 그 장면이 또 어떤 다른 인상을 주게될 지 궁금하다. 흥청망청하면서도 수록곡 제목처럼 Wicked하기 그지없는 배리 아담슨을 포함한 것도 지당하다. 바달라멘티의 곡들도 언제나 아름답다. 다만 람슈타인에 대해서는 조금 아쉽다. 트렌트 레즈너가 전형적인 밀실형 아티스트라면 마를린 맨슨은 스캔들을 일으키는 천박한(꼭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팝 스타이고, 람슈타인은... 포르노 같다고 해야할까. 그런 막 나가는 강렬함이 필요하기도 했겠지만, 나로서는 좀 격이 안 맞는다는 인상이 아무래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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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프 | 2006/07/19 03:09 | Compilation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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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권태 at 2007/07/26 12:50
[나도 정도는 약했지만] 이 부분을 '나도 어느 정도는 약 했지만'으로 읽어서 순간 당황 -_-;
Commented by 퍼프 at 2007/07/27 04:22
권태/ 저도 오른쪽 최근 덧글 란에서 보면서 같은 착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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