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Temptation Waits2. I Think I'm Paranoid
3. When I Grow Up
4. Medication
5. Special
6. Hammering in My Head
7. Push It
8. The Trick Is to Keep Breathing
9. Dumb
10. Sleep Together
11. Wicked Ways
12. You Look So Fine
Bonus Tracks
13. Thirteen
14. Lick the Pavement
고3 때였나, 친구와 웹진을 만들자고 했었다. 대책 없이 빠돌이짓하는 내용의 음악 웹진으로, 이름하여 'the Groupies'였다. 그래서 뭐 이런저런 코딩도 하고 나름대로 기사도 쓰고 했는데, 그 중에 제일 진지했던 꼭지가 이 앨범의 발매를 앞둔 가비지의 MTV.com과의 인터뷰 번역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개념없는 짓이었다.
어쨌거나 테이프로 들었던 셀프타이틀(1995) 앨범은 굉장히 충격이었다. 지금에 와서는 셜리맨슨의 고딕하달까 섬뜩하달까 하는 느낌도 그때처럼 강하게 느껴지지 않고, 살펴보면 음악도 굉장히 파퓰러해서 충격이랄 게 없는 것도 같다. 그러나 처음에 가비지에게 고개를 선뜻 끄덕이지 못했던 것은, 일렉트로니카를 살짝 접붙였다는 점에서가 아니라,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었다. 뭐랄까, 그런지의 유행을 이끌었던 부치빅이 라도 그랬지만(사실 그가 한 일은 그런지를 매력적으로 만든 것이었다), 그런지의 관성을 아직 가지고 있던, 반항하고 싶은 모범생에게는 그런 매력에 걸려들고 싶지 않은 거부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매력적인 걸 어떡하나.
왜인지 내가 갖고 있는 CD의 커버는 저렇게 빨갛지는 않은데, 어쨌거나 첫 앨범의 모든 것을 다 발전시켜낸 Version 2.0이 이 앨범이다. 너무나 탄력적인 첫 세 곡이 지나고 한 숨 돌리는 Medication도 확실히 첫 앨범과는 깊이에서의 차이가 대단하다. 그리고 다시 달려주는 세 곡은 이 앨범에서 각각 가장 듣기 좋고, 가장 스타일리쉬하며, 가장 강렬하다. 이후에 나온 앨범들도 들어보긴 했지만 이 세 곡의 조합만한 것은 잘 없는 것 같더라. 특히 레조넌스 콱콱 찔러주는 Hammering in My Head의 드라이브함은, 이 한 곡을 듣기 위해서라도 이 CD에 손이 가게 한다. 전혀 스트레이트하지 않으면서도 단순하고 강렬한 Push It도 이 앨범의 단연 대표곡이자 성과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