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있는 CD를 한장씩 한장씩.
by 퍼프
TAFKAP - The Gold Experience (1995).
1. NPG Operator
2. Endorphinmachine
3. Shhh
4. We March
5. NPG Operator
6. The Most Beautiful Girl in the World
7. Dolphin
8. NPG Operator
9. NPG Operator
10. 319
11. NPG Operator
12. Shy
13. Billy Jack Bitch
14. I Hate U
15. NPG Operator
16. Gold

흐힛. 이 앨범을 생각하면 뭔가 웃음이 슬쩍 나오곤 한다. 좀 모든 것이 과잉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인데. 터무니 없이 화려하게 번쩍번쩍거리는 아트웍(제목부터 Gold Experience니까 그렇겠지만)부터 중간 중간 NPG Operator란 제목으로 삽입돼있는 인터류드들의 미묘한 세기말 디지털 분위기가 은근히 귀엽다는 느낌까지 준다. 하지만 뭔가 조금이라도 부족한 녀석이 어떤 부분에서든 과잉을 부리면 사정없이 망가지는 경우를 보게 되지만, 프린스는 과잉에 있어서는 달인이 아닐까! 이름을 읽을 수도 없는 기호로 바꿔버리는 과잉한 센스를 막장스럽게 휘두르고도 당당하고 폼 나기만 한 인간이라니. 이름을 바꾸고서 낸 (아마도) 첫 정규앨범, 앨범 전체가 과잉한 에너지와 번쩍임으로 출렁거린다.

심약한 소년이던 1995년의 내게 오프닝 트랙인 Endorphinmachine의 강렬한 에너지는 사뭇 겁이 날 정도였다. 테빈 캠벨의 앨범에서 이미 들으며 얼굴 발그레 붉혔던 Shhh는 그나마 안심해도 되겠거니 헀더니 웬걸, 예전 버젼보다 몇 배는 더 끈적이며 실키한 질감으로, (신음소리는 줄었으나) 훨씬 더 야한 에너지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쯤 되면 손발이 드드드 떨릴 지경. 7가지 버젼이 들어있는 싱글로 수도 없이 들었기에 충분히 익숙해진 The Most Beautiful Girl in the World는 안심해도 되겠거니 했더니, 역시나 리듬을 잡았다 풀었다 하면서 사정 없이 두들겨대는 것이었다. Dolphin이 그나마 달콤한 취향을 만족시켜주었고, 역시 인정사정 없는 319를 지나 Shy에 이르러서야 조금 편안한 분위기로 한번 쉬어간다. 인터류드들을 다 빼고도 무려 7번째 곡이 되어서야 말이다. 게다가 뒤를 잇는 Billy Jack Bitch는 정말 순진했던 당시의 여린 감수성의 수용한계를 훌쩍 넘어버렸던 듯, 가끔 들으면서도 스킵 스킵 했던 기억이 살짝 난다. I Hate U는 아름다운 멜로디와 여유 있는 리듬이 매력적이었지만 소울풀한 코러스로 "I, hate, you!"를 외쳐대니 견딜 수가 있나. 화려하고 찬란하면서도 은근히 이지리스닝한 마지막 Gold에 이르기까지 정신 없이 두들기며 달려가는 이 앨범, 뭔가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고서는 듣기가 힘들었더랬다. 봐, 나 나름 귀여운 녀석이었다니깐.

프린스의 앨범들은 제대로 챙겨서 들은 게 많지 않지만서도, 이 앨범이 개중에 빠지는 앨범일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프린스는 진짜 괴물일 거야. 아니, 이미 괴물이란 것만은 기정사실인 것 같지만. 그래도 너무하잖아?

12년이 지난 지금 듣고 있자니, Dolphin은 너무 달콤하다는 느낌이지만 코드의 변화나, 아무 음이나 막 지르는 것 같은 보컬 코러스가 무척 맛이 난다. I Hate U는 90년대 말의 따뜻한 R&B의 향수를 느끼게 하면서도 약간 스탠다드하다는 인상이 들고, 오히려 더 스탠다드한 Gold는 여전히 귀에 착착 감긴다. 그리고 전체를 휘감은 덜덜 떨리도록 꽉 찬 에너지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그런데 앨범 커버 훔쳐오려고 올뮤직에서 이 앨범을 검색했더니, 뭐야 이거, 1번 트랙 앞에 P Control이란 곡이 있고, 8번과 9번 사이에 Now라는 곡이 있어서 전체 18트랙으로 돼 있지 않은가. 아아,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곶감보다도 더 무섭다는 검열삭제? 나 여태 속고 살았던 거야? 익숙해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Endorphinmachine의 완벽한 오프닝 분위기가 두 번째 곡이 된 모습은 왠지 상상이 잘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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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퍼프 | 2007/08/01 01:58 | Album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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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권태 at 2007/08/08 14:12
순간 타프캡이 누구지...? 했어.
Commented by 퍼프 at 2007/08/08 20:05
권태/ The Artist Formerely Killed A Prince... (죄송; )
혹은 Kicked Ass Prin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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