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있는 CD를 한장씩 한장씩.
by 퍼프
태그 : 90s
2007/10/16   Smashing Pumpkins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 Dawn to Dusk (1995) / 071016. [1]
2007/10/15   Cardigans - Gran Turismo (1999). [1]
2006/08/08   Hole - Celebrity Skin (1998).
2006/07/19   PJ Harvey - To Bring You My Love (1995).
2006/07/19   PJ Harvey - Rid of Me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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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shing Pumpkins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 Dawn to Dusk (1995) / 071016.
1.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2. Tonight, Tonight
3. Jellybelly
4. Zero
5. Here Is No Why
6. Bullet with Butterfly Wings
7. To Forgive
8. An Ode to No One
9. Love
10. Cupid de Locke
11. Galapogos
12. Muzzle
13. Porcelina of the Vast Oceans
14. Take Me Down

저쪽 블로그에 쓰려다가, 너무 악다구니를 풀어놓게 될 것 같아 이 한 장에 대한 감상에 섞어서 배출하기로 했다.

이 앨범의 예전 리뷰 : http://cdrack.egloos.com/424246 (060516).

이런 생각만 벌써 한 10년도 넘게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물갈이가 너무 안 된다. 후각이 지나치게 예민했던 어느 애 아빠의 자살, 그래 매혹적이라는 건 인정한다. 나도 그 인간에게 빠져서 정신 못 차리던 시절이 있었고, 90년대의 아이들(물론 90년대생이 아님)이라면 안 그런 녀석이 누가 있겠나. 하지만 대안을 찾았고 새로운 것을 원했던 90년대의 아이들이라면, 정말 그래선 안 된다. 그 아저씨 본인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우상화에 15년씩이나 빠져서 헤매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 그것은 우리들 중 상당수가 진심으로 신봉했던 그런지를, 얼터너티브를 단순한 패션의 하나로 전락시키는 행위다. 후각은 예민했으나 머리는 감지 않았던 그 아저씨가 15년이 돼가는 지금까지도 진지한 회고의 대상이나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단순히 촌스러운 옛날 음악으로 전락해버렸다면, 그건 전적으로 팬들의 신성화 때문이다. 나름 팬이었던 입장에서 진심으로 비난하고 싶다.

머리를 감지 않는 머리 냄새 페티쉬 의증의 그 아저씨 음반도 꽤 가지고 있고, 거기에 관해 하고 싶은 말들도 나름 있는 사람이지만, 이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음반들은 입에 담기가 힘들다. 솔직히 나에게는 그것이 트라우마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좀 지난 일이지만 어느 치기 어린 밴드가 공중파 방송에서 이 아저씨의 곡을 연주했는데, 연주가 개판이라고 난리가 났었다. 난 무서웠다. 90년대에는 그 아저씨가 자기 머리 냄새에 취해 연주를 개판치고 카메라에 가래침 뱉는 것을 보며 진정한 록스피릿이라고 떠들어대지 않았나. 물론 실력이 딸려서 안 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럼 뭘 원한 건가? 뛰어난 연주실력으로 원곡을 그대로 카피하는 것이야말로 90년대의 우리들이 그토록 저주했던 80년대 메탈키드들의 제1 기준 아니었나. 세상의 얼치기 마니아들이 다 그런 소리를 해도, 적어도 90년대의 아이들인 우리들만큼은 그래선 절대 안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유독 더 하게 되는 시즌이 있다.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1년에 한두 번씩, 그때마다 한두 달씩 속이 갑갑하고 분통이 터진다. 그러던 차에 꿈에서 Tonight, Tonight이 들렸고, 차에 이 씨디를 꼽고 길을 나섰다.

보통 펌킨스의 앨범들은 초반에 세 곡 정도를 엄청 달려주는 편이다. 사실 이것은 록밴드 앨범의 정석이라고 볼 수도 있겠고, 빌리 코건이 부치 빅에게서 배운 것이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앨범, 2CD로 돼 있다보니 정도가 상당히 심하다. 그래도 호흡을 조금 가다듬어 주기 위한 7번을 제외하면, 2번부터 9번까지 있는 힘을 다 해 두들기고 달리고 때려 부순다. 인털류드의 느낌이 나는 10번에서 잠시 숨을 돌린 다음 11번이 돼서야 보통 한 장짜리 앨범의 느린 곡 나오는 타이밍을 찾는다. 9번까지에는 대형 히트곡만 세 곡이 배치돼 있고, 하나 같이 펌킨스 특유의 드라이브감과 공격성이 담겨 있는데, 사이사이에 끼어있는 Jellybelly와 Here Is No Why도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주목할 트랙들이라 생각한다.

Jellybelly는 손쉽게 치면서도 역동적인 리프를 구성할 수 있는 D-Drop의 새 지평을 여는 리프라 해도 좋겠다. 메탈적이면서도 의도적으로 장식을 가득 우겨 넣은 리프가 '얼터너티브=연주 못함'이라는 내외적 고정관념을 짓밟아준다. 이것은 8번의 Fuck You (An Ode to No One)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Here Is No Why는 가사에서도 죽은 애 아빠 고추만 만지고 있는 팬들을 노골적으로 비웃어주고 있다. 얼터너티브의 고정관념에 대항하는 대곡 취향도 노골화됐다. 물론 Siamese Dream (1993)의 Silverfuck도 대곡이었지만, Tonight, Tonight이나 Porcelina of the Vast Oceans을 보면 개념이 다르다. 차라리 전작 중 Soma나 Geek USA를 더욱 장황하게 펼쳐놨다는 느낌이랄까. (전작 분위기와 통하는 중급의 대곡들은 두 번째 디스크에 많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Zero나 Bullet with Butterfly Wings도 단순한 구조를 최대한 벗어나려는 시도들이 보인다. 음악적으로 펌킨스 본연의 정수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Muzzle이나 Here Is No Why 정도. 지나가는 얘기지만 Muzzle을 닮았으나 raw한 분위기에 집착했던 Zwan은, Jellybelly 노선은 너무 무거워서 피한다 쳐도, Here Is No Why 같은 노선으로 갔어야 했다는 생각도 해본다.

마침 이 디스크를 들고 나간 날은 딱 가을 날씨면서도 의외로 포근해서, 창문을 열고 달리는 차들이 많았다. 더 크게, 더 크게 듣고 싶은데 창문을 닫고 있자니 덥고, 간선도로에서조차 옆 차들 때문에 소리도 키울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 그래도 갑갑했던 마음을 어느 정도는 풀 수 있더라. 이 장황한 두 장의 앨범 중에서도 특히 첫 장은, 단연 포스트 그런지의 프로파간다라는 느낌이다. 해묵은 우상화 그런지에 Here Is No Why로 사정없이 조롱하고 침을 뱉으며 Fuck You (An Ode to No One)으로 모두 때려부순 뒤 그 파편까지도 잘게 밟아 으깨는 듯하다. 훌륭하고 완성도 있는 곡들이 두 번째 장에도 많이 있지만 히트 싱글이 앞 장에 몰린 것도, 실은 그런 의지를 담은 판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3년 전의 앨범이다. 이렇게까지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르고 부수고 뒹굴고 침을 뱉어댔는데도, 아직까지도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질들만 남은 것 같다. 정말, 90년대의 우리들만은 그러면 안 된다. 진짜 Iscariot는 누군지 생각 좀 해보자. 내가 굳이 얼터너티브의 애티튜드를 신성화해서 이런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하나는 정말 진심으로 너무 지겨워서 그렇고, 또 하나는, 그래도 세상에는 변화의 팩터들이 있다는 희망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한 가지만 덧붙이자면, 음악에 아무 관심도 없으면서 음악 좋아한다고 까부는 것들이 꼴 보기 싫어서 그렇다. 나로서는 아직까지 머리 냄새 나는 의처증 아저씨가 어쿠스틱 기타 잡은 모습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고 회고하는 사람들이 음악에 작은 관심이나마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안정환도 아닌데, 너희들 때문에 음악이 이 꼴이야, 라고 해줄 수도 없고.

커트 코베인 신도들, 다 죽어버려.
by 퍼프 | 2007/10/16 20:10 | Album | 트랙백 | 덧글(1) |
Cardigans - Gran Turismo (1999).
1. Paralyzed
2. Erase / Rewind
3. Explode
4. Starter
5. Hanging Around
6. Higher
7. Marvel Hill
8. My Favourite Game
9. Do You Believe
10. Junk of the Hearts
11. Nil

이 앨범에 관해 포스팅한 적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

친구 Y군은 이 앨범을 기점으로 카디건스 팬들의 향방이 갈렸다고 말했다. 골수 팬들은 이후로도 쭉 남았고, 상큼한 카디건스에만 혹했던 팬들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조금 미묘한데, 일부분에는 동의할 수 있다. 굳이 말하자면 밝은 카디건스에서 어두운 카디건스로의 전환이랄까. 하지만 내 감상으로는 너무 목가적이던 다음 앨범부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이 앨범에서 보여지는 어두운 면들은 오히려 이전 곡들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함량의 차이 정도랄까. 적어도 내가 사랑한 카디건스는 잔인한 혹은 리얼한 내용을 달콤한 포장에 담은 아이러니가 언제나 돋보였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의미에서 카디건스는 참 따라하기 힘든 밴드다. 니나 페르손의 달콤한 목소리 때문은 아니다. 특히 First Band on the Moon (1996) 앨범부터 두드러지는, 메탈스러운 패턴을 가볍고 달콤한 사운드에 싣는 미묘한 배합을 어떻게 따라하겠나.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나는 카디건스가 "죽이는 사운드"보다는 "좋은 곡"의 힘을 믿는 밴드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초기 사운드에서 확 두드러졌던 플루트의 사용이나 이번 앨범의 일렉트로닉 성향도 "좋은 곡"을 뒷받침하기 위한 편곡의 도구로 활용된다. (주관적이지만 나는 그것이 바람직한 애티튜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얼마 전, 간만에 My Favourite Game의 비디오를 봤는데,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를 눌렀다가 정말 "헉"하는 소리가 나왔다. 인트로의 하이햇 밑으로 깔리는 올갠의 톤이 너무나 매혹적으로 가슴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중간에 나는 '똥강'하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MSN 메신저의 메시지 수신 알림음 같다 -ㅅ=.) 기존과는 다른 사운드를 전면으로 내세우다 보니 사운드에 대한 고려가 더 많아진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다음 앨범이 그렇게 조용해진 구체적인 배경은 알 수 없지만, 이런 방법론으로 한 장 정도는 더 내줬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자꾸 하게 된다. 말이 영 두서 없는 것 같은데, "좋은 곡"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 세심하게 배려와 함께 일렉트로 사운드를 다뤘을 때의 결과물이 이렇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Erase / Rewind에서 칠아웃에 가까운 인트로 뒤에 어쿠스틱 기타의 중저음이 카랑카랑하게 실리는 것을 보라. 이런 곡은 더 나와야 한다.
by 퍼프 | 2007/10/15 21:09 | Album | 트랙백 | 덧글(1) |
Hole - Celebrity Skin (1998).
1. Celebrity Skin
2. Awful
3. Hit So Hard
4. Malibu
5. Reasons to Be Beautiful
6. Dying
7. Use Once & Destroy
8. Northern Star
9. Boys on the Radio
10. Heaven Tonight
11. Playing Your Song
12. Petals

시대착오적인 튠과 실로 영리한 튠과 감상적인 튠들이 혼재한다. 빌리코건의 손길이 어정쩡하게 닿았거나 커트니러브가 진정 팜므파탈이었거나 빌리코건이 불성실했거나... 꼭 이렇게, 정작 밴드인 홀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게 돼버린다. 아무리 커트코베인의 입김 때문에 유명세를 탔다곤 하지만, 전작 Live Through This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도 홀과 빌리코건의 만남은 제법 따라치기 쉽고 약간씩 재미난 리프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by 퍼프 | 2006/08/08 14:20 | Album | 트랙백 | 덧글(0) |
PJ Harvey - To Bring You My Love (1995).
1. To Bring You My Love
2. Meet Ze Monsta
3. Working for the Man
4. C'Mon Billy
5. Teclo
6. Long Snake Moan
7. Down by the Water
8. I Think I'm a Mother
9. Send His Love to Me
10. The Dancer

Produced by Flood, PJ Harvey and John Parish

수록곡의 제목 가지고 이런 말장난 하는 것 좀 유치하지만, 이 앨범은 안개 낀 물 속을 부유하며 긴 신음을 내뱉어낸다. 오버드라이브 기타가 주조를 이뤘던 전작 Rid of Me (1993)와 는 달리, 이번 앨범은 올갠이 전체를 휘감고 있다. 차고에서 스튜디오로 옮겨온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며, 피제이하비도 신음을 "노래" 속에 "담을" 줄 알게 되었다. 야수가 디바, 혹은 마녀가 되었다. 거친 느낌이 훨씬 줄어들었지만, 훨씬 색채가 다양한 속에서 "헤비"한 감정을 늘어놓는다. 그래서 원래의 살벌한 공격성을 유지하면서도 더욱 매혹적이고 주술적인 앨범을 만들어냈다. 가장 편안하게 들릴 법한 The Dancer에서도 "비명"을 "노래"로 부르는 등, 곡들마다 매력적인 불편함이 감돈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사운드로 굉장히 위협적인 정서를 담아냈다.

제법 발품을 팔아서 샀던 앨범이다. 부클릿 속에 두 페이지를 할애해서 해설지를 만들어놨는데, 오랜만에 박은석이라는 이름을 보니까 왠지 재밌다. 표지 포함 8페이지 중에서 해설지를 빼면 6페이지인데, 원래는 어떻게 된 부클릿이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by 퍼프 | 2006/07/19 13:29 | Album | 트랙백 | 덧글(0) |
PJ Harvey - Rid of Me (1993).
1. Rid of Me
2. Missed
3. Legs
4. Rub 'Til It Bleeds
5. Hook
6. Man-Size Sextet
7. Highway '61 Revisited (Bob Dylan Cover)
8. 50ft Queenie
9. Yuri-G
10. Man-Size
11. Dry
12. Me-Jane
13. Snake
14. Ecstasy

* Produced by Steve Albini

라이브 부틀렉을 들어보면 소리가 깨끗하게 잡힌 것도 있지만, 드럼은 울리고 기타는 뭉치고 보컬은 멀거나 가깝거나 하고, 전체적인 소리가 웅웅 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 앨범의 사운드가 약간 그렇다. 그게 잘못 만들어져서 듣기가 나쁘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그런 색채를 집어넣었다는 느낌. 특히 2번 같은 경우는 그런 효과가 아주 매력적으로 들린다. 다른 악기들도 그런 느낌이지만 특히 중간의 디스토션 사운드가 뭉그러지고 어택이 약한데, 그게 오히려 병 속에서 소리가 쥐어짜져 쏟아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앨범 전체의 느낌은 ASA 800의 흑백 필름으로 찍은 다큐멘터리 사진 같다. 록에서 긴장감은 아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이 앨범의 긴장감은 터질 것 같은 욕망과 고통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등학교 때 듣던 앨범인데, 텍스트 위주였던 인터넷에서 앨범 전체 가사를 다운받아 아래한글에서 편집한 다음 A4 두 장에 양면으로 프린트해서 CD 케이스에 들어갈 사이즈로 '지극히 고등학생스러운' 편지 접기를 해 같이 끼워뒀다. 다른 앨범도 아니고 이 앨범에 그렇게 해두다니, 뭐야, 나 약간은 귀여운 녀석이었는지도.
by 퍼프 | 2006/07/19 13:28 | Album | 트랙백 | 덧글(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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